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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투자공부

돈에 대한 속담연구5-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 #르상티망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 슈)

by 알피네(al_fine) 2020. 7. 21.

  나는 이 말을 사치를 부리지 말고 분수를 알아야 하며 욕심부리다간 망한다는 뜻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황새는 어디로 가려고 하던 길이었을까? 황새가 가는 방향이 옳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뱁새의 걸음으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애초에 황새는 누구고 뱁새는 누구일까?

이 친구는 정확히 뱁새는 아닌 거 같은데 저작권 걸릴까봐 게티이미지에서 비슷해 보이는 사이즈의 새로 찾아왔다. 

  친구들에게도 의견을 물었더니, 황새는 금수저, 뱁새는 흙수저인 것 같다고 했다.

금수저들이 명품가방, 명품시계를 차고 외제차를 타는 것을 흙수저들이 따라하다 빚을 지는 형상이 떠오른다.

 

  동탄 엄마들 중에 수준 안 맞는다고 광교가서 놀고 광교에서 수준안맞는다는 엄마는 판교가서 놀고, 판교 엄마 중에 수준 안맞는다는 엄마들은 강남가서 논다는 우스갯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강남도 그 안에서 또 갈린다고....듣기만 해도 피곤하다. 하지만 그들을 비웃을 수 있을까? 그들이 그렇게 노력하고 더 위로 올라가려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적용될만한 상황은 크게 2가지라고 생각한다. (두 경우 모두 '시기심'이 깔려있다.)

 

1. 부자들의 생활수준, 소비수준을 무리하게 따라가려다 빚이 쌓이고, 대출금에 허덕이는 삶.(카푸어, 하우스푸어, 자녀의 사교육에 지나친 지출, 명품소비, 외제차)

2. 이리저리 노력하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보며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져'라고 하며 노력을 폄하하고 현재에 안주하는 삶.

 

  르상티망: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듬감 등이 뒤섞인 감정'

한마디로 시기심. 니체가 제시한 르상티망은 우리가 시기심이라고 여기지 않는 감정과 행동까지도 포함한 더 폭 넓은 개념이다. (예: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 포도)

(중략)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개인은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 르상티망의 원인 된 가치 기준에 예속, 복종한다.
      주위의 모든 사람이 명품 가방을 갖고 있는데 자신만 없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물론 누군가는 명품 가방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물건이 아니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같은 수준의 명품 가방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이 품고 있던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중략) 현대인은 유독 '평등'에 민감한 감각을 갖고 있어서 약간의 차이에도 르상티망을 품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르상티망은 상징을 구입하는 형태로 해소되는데 그리하여 명품 브랜드의 구매실적은 경제 저성장 사회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린다. (중략) 자신이 무언가를 우너할 때, 그 욕구가 '진짜' 자신의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타인이 불러일으킨 르상티망에 의해 가동된 것인지를 판별해야 한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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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판단을 뒤바꾼다.
사람은 대부분 용기와 행동으로 사태를 호전시키려 들지 않기 떄문에 르상티망을 발생시키는 근원이 된 가치 기준을 뒤바꾸거나 정반대의 가치판단을 주장해서 르상티망을 해소하려고 한다. (중략) 니체에 따르면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 제국의 지배 아래에 있던 유대인은 줄곧 빈곤에 허덕였고 부와 권력을 거머쥔 로마인 , 즉 지배자를 선망하면서도 증오했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기도, 로마인보다 우위에 서기도 어려웠던 그들은 복수를 위해 신을 만들어 내 '로마인은 풍요로운데 우리는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은 우리 쪽이다. 부자와 구너력자들은 신에게 미움받고 있어서 천국에는 갈 수 없다'는 논리를 세웠다. (중략) 이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열등감을 노력이나 도전으로 해소하려 하지 않고 열등감을 느끼는 원천인 '강한 타자'를 부정하는 가치관을 끌어내 자신을 긍정하려 한 사고관이다. 오늘날 편대 사회에서도 이런 사고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 갈 필요 없어. 파스타 체인점으로 충분해". 그저 ㅅ누수하게 별 뜻 없이 한 말이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이 주장에는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은 격이 높고 파스타 체인점은 격이 낮다는 가치관을 일부러 뒤집어 보이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프랜시스 베이컨 [베이컨 수상록])

 +이 책은 정말 추천하는 책이다. 2019년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베스트!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457455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일본 아마존 인문·교양 베스트셀러 일상의 고민부터 비즈니스 전략까지,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철학적 사고법 “철학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삶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철학적으로 생각하

book.naver.com

 

    좀 더 깊게 생각해보기 위해서 아예 뱁새가 되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나는 뱁새다... 숲 속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작고 연약한 한 마리 뱁새.

 

황량한 숲에서 먹이를 찾아 어디로든 가기는 가야 하는 작은 새...

뱁새도 먹이를 찾아,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어딘가 가기는 가야 한다. 황새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고집스레 멈춰 있거나, 굳이 황새와 반대로 가야 할 이유는 없다. 뱁새의 입장에서 황새를 보자면, 황새는 다리가 길다. 성큼 성큼 빨리 갈 수 있고 시야가 높아서 멀리 볼 수 있다. 뱁새들끼리의 비슷한 시각에서 나온 의견을 따르는 것과 더 높은 시각의 황새의 이동방향을 보고 따라가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안전할까?  뱁새가 능력에 맞지 않게 욕심을 내고 허영이 많아서라기 보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지표로 삼을 만한 롤모델로 황새를 정했던 것이 아닐까? 

 

 부자들은 돈을 '코'와 '귀'로 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과함께 유튜브였던 것 같다) 부자들끼리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주변 상황이나 시류들도 항상 주시하며 타이밍을 노리는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황새들끼리도 황새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유심히 듣고 지켜보고 따라가며 함께 발전해 나간다. 뱁새인 우리들은? 황새 따라가다간 가랑이 찢어져라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들의 낮은 시야와 작은 범위 안에 갇혀 언제 다가올 지 모르는 위험에 우리를 노출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무턱대고 르상티망을 해소하기 위해 부자들을 따라하는 건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부자들이 하는 투자나 취미, 노력을 '그사세'라는 말로 외면하는 것도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되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 부자들이 하는 것을 따라해보고, 생각보다 정말 좋았던 것이 있다. 집에 '그림 걸기'이다. 드라마에서 부잣집에 수억원짜리 그림을 거는 것을 보았는데 그림에 몇 억을....? 허영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꿈조차 꾸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피포페인팅'을 알게 되었다. 캔버스에 인쇄된 스케치 선에 맞춰 번호대로 직접 색을 칠해 기존 명화나 도안 그림을 아크릴화로 완성하는 것이다. 만원을 들여서 DIY 세트를 구입하고 하다보니 재미가 있어서 며칠만에 단숨에 완성했다. 

고흐의 꽃피는 아몬드 나무 -1890년 作 고흐가 사망한 해도 1890년이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방문을 여는 순간마다 아름다운 명화가 보이니 기분도 전환되었다. 고흐 전시회에 갔었던 기억도 떠오르고 영감도 떠오르는 느낌? 이래서 부자들이 자신이 가치있다고 느끼는 명화에 돈을 투자하는 건가 싶었다. 

 

  뱁새만의 속도로 황새들이 가는 방향이나 행동들을 적용해본다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시간 날 때 이벤트 참여해서 저렴하게 미술관 가서 전시도 보고 꼭 도슨트 듣고, 투자 방법에 대한 팟캐스트도 꾸준히 듣고 호텔 라운지에 가서 부자들은 같은 티타임을 가져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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