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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투자공부

돈에 대한 속담연구 - 가난한 집에 자식이 많다#핸드투마우스 (부자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기생충_넌 계획이

by 알피네(al_fine) 2020. 8. 8.

 가난한 집에 자식이 많다
가난한 집에는 먹고살 걱정이 태산 같은데 자식까지 많다는 것으로, 이래저래 부담되는 일이 많다는 뜻.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가난한 건 싫고, 부자가 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 항상 작심삼일로 끝났다.  '가난'과 '부'의 기준이 무엇이며, '부자'란 어떤 것인지, 왜 부자가 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의지가 솟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불안감만 마음 속에서 출렁거리는 상태였다.

핸드투마우스를 읽고 가난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내가 생각하고 있었지만 언어로 정리되지 않았던 부분이 명쾌하게 해결된 책이어서 감명깊게 읽었다. 나의 감상을 요약하자면, '가난한 집에 자식이 많다'라는 말처럼 가난은 그 자체로 여러 문제를 다시 파생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문제가 있어서(악운을 포함한) 가난해졌는데, 가난이 다시 문제를 만들어서 더욱 가난해지는 악순환. 가난은 '가난한 인간'을 만든다.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인성적으로도 가난해지게 만든다. 결국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를 포기해버게된다. (물론 힘든 상황에서도 고귀한 인품을 지키시는 분들이 계신다.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542121

핸드 투 마우스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한 빈민 여성의 목소리.가난한 백인 여성인 린다 티라도는 두 아이를 키우며 두 개의 일자리를 뛰고 밤에는 학교 온라인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는, 새벽 세 시에 잠자리

book.naver.com

 

20쪽 

 우리에게 아이는 '가지는 것'이 아니라 '배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짐작하기에 우리가 아이를 가지는 이유는 대체로 부자들이 아이를 가지는 이유와 상당히 비슷하다. 번식하여 번성하고자 하는 욕구 따위 말이다. 그 누구도 가난한 사람들이 애를 낳는 것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낙태하는 것은 더 매섭게 비판한다. 

 

24쪽 

냉혹한 빈곤은 뇌의 장기적 사고 기능을 중단시킨다. 아빠가 다른 애 넷을 낳은 사람들이 있는 건 그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약간의 연줄이라도 바로 그러쥐는 것이다. '나는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고 싶은 유혹이 얼마나 강한지 여러분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그것은 허기를 채우는 것보다 더 기초적인 욕구다. 단 한 번, 한시간 동안 내가 어여쁜 존재임을 느끼게 해 줄 사람들에게 가는 것. 그리고 그 한 번의 한 시간이 우리가 얻는 전부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그들과 어울릴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우리가 강력하고 가치 있는 존재인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한 달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상고나없다. 한 달 후의 일은 오늘이나 지난주에 일어난 일 만큼이나 상관 없는 것이다. 우리에겐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장기적인 일을 계획하지 않는다. 그랬다간 가슴만 아프게 될 뿐,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 부분을 읽는다면 꽤 많은 사람들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이 떠올릴 것이다. 

 조금 맹랑하지만 성공을 꿈꾸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칭찬한다.

 

'아들아, 넌 계획이 다 있구나.'

 

하지만 물난리가 나서 모든 걸 잃고 수재민이 된 상황에서 아버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잘못될 일도 없고, 또 애초부터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상관이 없는 거야.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1967

기생충 포토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

movie.naver.com

    나에게도 대중교통이 심각하게 좋지 않은 가난한 시골동네에서 먼 동네로 고등학교를 가면서 여러 방어기제가 생겼었다.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주말에 시내에서 놀자고 하면 공부해야한다는 핑계로 모두 거절했었다. 걸어서도 만날 수 있는 아파트 단지에 사는 친구들은, 즉흥적으로 약속을 잡고 즉흥적으로 약속을 미루거나 땡기고 변경하는 데에 익숙했다. 하지만 나는? 1시간에 한 대가 있는 버스를 타기 위해 1km를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오늘 만나지 못한다거나 약속을 미루자고 이야기해오면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그 친구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 친구에게 사정을 설명해 봤자 오히려 불편해지고, 설명하지 않으면 설명하지 않는대로 나의 짜증과 분노를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지금도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 일에 익숙치 않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에 소극적인 면이 있다.  상황이 나아져도, 여전히 약속을 잡거나 만나는 데에 인색하다. 가난은 심리와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론

내가 생각하는 가난과 부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자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과 사고의 영역이 제한되는 것이 바로 가난. 부자는 자신의 시간과 건강, 여유, 행복과 발전을 위해서 선택할 수 있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단순히 돈만 많은 게 아니라 마음과 사고 또한 여유롭고 자유로운 상태가 내가 되고 싶은 상태다. 주식투자도 한동안 푹 빠져서 하루 종일 돈 생각만 하고 몇달을 살았지만 사실 행복하진 않았다. 그러니까 이제 주식을 그만하는 것이 아니라 더 열심히 본질을 공부하고 투자를 자동화해서 능력과 여유를 동시에 얻어나가야겠다.

 

 

 

 

 

+추가적으로 인상깊었던 내용들 

21쪽

 우울증에 대해선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우리가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일은 절대 없다는 걸 우리가 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가 희망을 느끼는 일도 절대 없을 것이다. 휴가를 얻을 일도 절대 없다. 절대. 이미 가난하기에, 우리가 가난하지 않을 일은 절대 없을 것임이 확실하다. 우리는 그 점을 알기 때문에 자신을 개선할 이유가 별로 없다. 우리는 일자리에 지원하지 않는다. 면접 합격을 위해 산뜻하게 보일만큼 돈을 쓸 수가 없다는 걸 아니까. 나는 대단히 유능한 로펌의 비서가 될 수 있었지만 '로펌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떨어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중략) 나는 예쁘지 않다. 이도 빠졌고, 눈 한 번 못 붙이고 비타민 B12와 커피와 니코틴만 먹고 산 것처럼 피부는 찌들어보인다. 아름다움이란 돈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고 일자리는 아름다워야 얻을 수 있는데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러니 노력할 이유가 있겠는가.

 

 요리를 하면 바퀴벌레가 꼬인다. 아무도 그 점을 깨닫지 못한다. 

 

공짜 질료소가 있지 않느냐고? 그렇다. 있다. 하지만 자기 부담금을 내야 하기 떄문에 우리는 가지 않는다. 게다가 진료소에서 가르쳐 주는 건 딱 하나뿐이다. 전문의를 만나라는 것이다. 

 

나는 흡연자다. 담배는 비싸다. 또한 내게 주어진 최상의 선택이다. 무슨 뜻이냐고? 알다시피 나는 언제나 기진맥진해있다. 담배는 자극제다. 한 발짝도 더 딛지 못할 만큼 피곤할 때 담배를 피우면 한 시간은 더 버틸 수 있다. 분노가 치솟고 사람들에게 시달려 극도로 기분이 저조하고 더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떄 담배를 피우면 아주 잠시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흡연은 내게 허용된 유일한 긴장해소법이다. 현명하지는 않지만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내가 쓰러지거나 폭발하는 것을 막아주는 단 하나 뿐인 대책이다. 다른 대책은 아직 찾지 못했다. 

 

나는 재정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많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어차피 내가 가난하지 않을 일이 결코 없는데 이번 주에 내가 한 가지가 아니라 한 가지 반에 대한 돈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될 일이 대체 뭐란 말인가. 희생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중략) 훗날 비싼 것 하나를 사기 위해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져버린 황폐한 삶을 살아야 하는 그런 삶은 내게 가치 없다. 내게는 앞으로 기대하고 바랄 수 있는 커다란 즐거움 따위는 결코 없다. 그래서 호주머니에 돈이 있을 때 별것 아닌 인생이지만 조금이라도 즐기자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큼 책임감이 강하든 어차피 3일 후면 돈이 다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돈을 충분히 가질 일이 전혀 없다면 돈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돈이 많아도 마찬가지일 것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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