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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방콕 - 태국 (2018.01)

태국여행 사기 주의 - 붓다데이?

by 알피네(al_fine) 2018. 1. 24.

태국여행에서 어이없는 일을 겪어서 기록을 남기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글로 쓰려고 한다. 

태국 사기 _ '붓다 데이'라서 입장이 불가?

 친구와 왕궁, 왓포 사원을 보기 위해 택시를 잡으러 호텔 밖으로 나갔다. 역시나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기사. 그런데 택시비를 200바트나 부른다. 게다가 정오 이후나 되어야 왕궁에 들어갈 수 있단다. 부처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왕이 점심식사를 마쳐야 들어갈 수 있다나?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서  호텔 카운터로 가서 지금 왕궁에 입장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당연히 들어갈 수 있단다. 역시 거짓말이군. 택시기사들이 자꾸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 혹시 호텔직원이 택시를 잡아줄 수 있겠냐고 하니 아예 주차장 쪽에서 그런 일 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았다. (카오산 비엥타이 이비스 스타일) 

기억하자. 호텔 카운터에서 택시 잡아달라고 하면 미터 택시를 잡을 수 있다. (미터택시를 달고 있는 택시들도 우리가 잡으면 절대 미터 안 키고 가려고 한다. 호텔 직원이 잡아줄 때도 세 네 대 정도는 코웃음을 치며 미터기를 키지 않겠다고 했다. 주로 노란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택시들이 특히나 미터기 안 키려고 했다.)

그렇게 택시를 잡고 40바트에 왕궁 근처 도착. 기분이 몹시 좋았다. 그런데 어떤 아저씨가 친절한 인상으로 다가오더니 오늘은 '붓다데이'(부처님 날)이어서 11시반부터 왕궁을 연다.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 너희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니 내가 알려주는 곳으로 가서 천바트를 내고 배를 탄 다음 수상시장을 구경하면서 방콕 시내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를 해라. 원래 1인당 2천바트인데 특별히 1인당 천바트에 해 주겠다. 아리까리했지만 다른 외국인들도 수긍하면서 그 아저씨가 잡아준 뚝뚝을 타고 있었다. 우리도 뚝뚝을 타고 선착장으로 갔다. 뚝뚝 기사는 친절했으며 한국말도 꽤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선착장에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표를 보여주며 천바트를 내라고 하는데, 1인당 1200바트라고 적혀있었다. 1인당 2천바트인데 할인해서 천바트라고 하지 않았나? 찝찝한 느낌이 순간 강렬해지면서 일단 그 아저씨 손에서 우리가 낸 돈을 빼앗았다.  블로그에 수상시장 투어를 검색하니 정말 재미없었다는 후기가 몇 개 있었다. 그래, 정말 붓다데이라면 차라리 호텔로 다시 돌아가서 수영하면서 기다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타고 왔던 뚝뚝기사에게 '마음이 바뀌었다. 우리를 호텔로 데려다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500바트를 달란다. 친절하게 굴더니...... 됐다고 하고 택시를 잡았다. 역시 미터기를 키겠다는 택시를 잡지 못하고 100바트에 합의를 보고 호텔로 향하는데, 왕궁을 지나가는 길이었다. 왕궁 쪽에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다. 입장이 정말 안 된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까? 그것도 단체관광으로? 기사에게 오늘이 붓다데이냐고 물었더니 기사는 웃음을 터뜨렸다. 

태국 달력을 봐도 아무 날이 아니었고 태국에서도 부처님 오신날은 5월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흔한 사기 수법에 속은 거였다. 그냥 오늘은 아무 날도 아니었고 그냥 입장시간만 맞추면 왕궁이든 사원이든 다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이며, 지루하고 냄새나는 수상시장 투어를 1인당 천바트, 그러니까 3만 5천원씩이나 내고 해야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택시기사는 정말 조금 움직였지만 기어코 100바트를 받아냈고 우리는 왕궁에서 내렸다. 왕궁은 정말로 입장이 가능했고 우리는 그 날 하루종일 붓다데이를 외치며 사기꾼들을 욕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반드시 글로 쓰리라... (왕궁이 정말 아름다워서 다행히 불쾌한 기분을 금방 덜어낼 수 있었다.)

꼭 기억하자. 태국의 부처님 오신 날은 '위삭데이'라고 하며 음력 5월 24일이다....  

붓다데이가 아니더라도 어떤 이유 때문에 입장이 불가하니 그 동안 다른 투어를 해라, 이걸 해라 등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람은 사기꾼이니 믿지 말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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