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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르당-말레이시아(2017.08)

르당에서 주의할 점 - 원숭이는 위험해요!

by 알피네(al_fine) 2018. 1. 4.

르당에서 있었던 '안 좋은 일?' '위험했던 일'에 대해서 간단히 적어보려 한다. (말투... 존대, 반말 그 때 그 때 자기 마음대로 쓰려고 합니다;;)


원숭이는 위험하다


  르당 아일랜드 리조트에는 좁고 긴 계단을 내려가면 돌이 몹시 많은 아주 좁은 해변이 있다. 의자도 있긴 한데 돌이 너무 많고 물도 별로 깨끗하지 않다. 그러나 튜브를 갖고 갔던 나는 굳이, 저기서 튜브를 타겠다고 튜브를 깔고 물에 들어갔다. 우리는 선착장에서 과일을 사 갖고 들어갔었는데 (이것도 할 말이 많다.. 후.. ㅋㅋㅋ) 과일이 담긴 봉지를 의자에 놓고 물개는 해변을 관찰하고 나는 튜브를 타고 있었다. 


 나 : 어, 물개야 저기 봐봐. 원숭이들이 있어.

 물개 : 그러네. 원숭이네. 귀엽다


  원숭이들이 동굴같은 곳 위에서 서로 털을 골라주고 있었다. 선착장에서 애완용으로 기르는 작은 원숭이를 봤었던 터라, 그냥 말레이시아에는 원숭이가 많구나. 귀엽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원숭이들이 점점 이 쪽으로 다가왔다. 뭐지? 싶던 순간 우리 과일을 노리면서 의자로 다가가고 있는 게 보였다.


나 : 물개야, 우리 과일 챙겨!


  이 때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우리가 과일봉지를 챙기면 포기하고 가겠거니 했었으나... 원숭이의 입장에선 우리가 자기가 노리던 과일봉지를 빼앗은 것처럼 보였었나 보다. 갑자기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리면서 (정확히는 하아아아아악! 거리면서! 이빨이 정말 날카롭고 무섭게 생겼었다...ㄷㄷ) 달려드는 게 아닌가. 나는 튜브 위에서 버둥대느라 빨리 물개한테 가지 못했고 우리 불쌍한 물개는...


  다행히 물개는 강단이 있는 아이다. 과일봉지를 휘두르면서 똑같이 소리를 질러주니 원숭이들이 더 다가오지는 못하더라. 물개 짱...

우리는 급히 해변을 벗어나서 내려왔었던 계단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너무 무서웠던 것이 원숭이 소리가 계속 나고 워낙 나무가 옆에 우거져 있어서 원숭이들이 타고 올라와서 위에서 덮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이 됐었다. 최대한 빨리 올라갔다.... 숙소에 가서 바로 문 잠그고 혹시나 창문으로 원숭이들이 들어올까 봐 창문도 잘 닫혀있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원숭이들은 정말 똑똑(?)한가 보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가는데 (식당과 숙소가 있는 곳이 많이 떨어져있음!) 원숭이들이 길목에 있는 것이 아닌가... 


나 : 음... 설마 그 원숭이들은 아니겠지... 설마....  

물개 : 에이.... 앞에 가는 사람들 지나가도 안 건드는 거 보니까 괜찮을 듯. 그냥 아무렇지 않게 가자.


  이런... 그 원숭이들이 맞았나 보다. 우리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또 달려들었다. 나쁜 노무 원숭이들 ㅠㅠ 과일봉지랑 튜브가 없어서 무기라고는 종이쪼가리인 바우처 뿐인데... 다행히 물리지는 않았지만 정말 무서웠다 ㅠㅠ  식당에 가서 놀란마음을 진정시키고 밥을 먹는데 너무 화가 났다. 

 나 : 아니, 도대체 원숭이들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물개 : ㅋㅋㅋㅋㅋ 원숭이 관리를 어떻게 하냐.

 나 : 화가 나서 말이지 ㅠㅠ 미리 경고라도 해놓던가...

 물개 : 우리 다시 숙소 어떻게 가지 ㅠㅠ

 나 : 안 되겠어. 카운터에 얘기할래!

 물개 : 응? 카운터에?

 나 : 속이 답답해서 안 되겠어. 조언을 해 줄지도 모르잖아.

 물개 : 응? 그래라 그럼


초등영어를 구사하는지라 영어를 쓸 때면 항상 물개 뒤로 빠졌던 내가 직접 영어로 따지겠다고 하니 물개는 굉장히 흥미로워했다. 나는 그 때당시는 제정신이 아니었으므로 씩씩 대며 카운터로 갔다. 


나 : 익스큐즈 미.

직원 : 예스

나 : 아이 워즈 어택드 바이 몽키! 아이 워즈 소 스케얼드! 와이 디드 몽키 어택 미?! 아이 해이트 몽키!

직원 : 왓?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개 : (부끄럽지만 웃긴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랑곳않음) 아이 원투 노우 하우 투 프로텍트 마이셀프 프롬 몽키!

물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원 분은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다가 물개의 부연설명을 듣고 상황을 이해한 뒤 나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했다. 

직원 : 오 그랬군요. 원숭이는 정말 위험하긴해요. 특히 귀여운 여성들을 자주 공격해요. 다가가지 않는 게 최선이에요. 사납거든요.


  아... 원숭이들이 작은 여자들은 만만히 보고 자주 공격하는 구나... 비겁한 놈들... 어쩐지 190cm는 되어보이던 중국인 아저씨한테는 안 달려들더라니... 원숭이가 더 싫어졌다. 

  다행히 그 시간 이후로는 원숭이들과 직접적으로 마주칠 일은 없었지만, 워낙 원숭이가 많아서 새소리처럼 원숭이 소리가 들려오는 르당 섬에서 원숭이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다.


음, 혹시 내 글 때문에 르당 아일랜드 리조트 가려는 분들 적어지는 건 아니겠지? 이야기는 이렇게 했지만 정말 르당 아일랜드 리조트는 괜찮은 곳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의 스노쿨링을 할 수 있다. 추천! 나처럼 괜히 빈 해변에 과일봉지 들고 가는 실수만 하지 않으면 안전!

 아 물론... 또 무슨 일이 있긴 했었지만 ㅎㅎㅎ 내일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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